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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거품일까 미래일까? - 메타버스 산업 생태계 분석

산업 분석

by 호박너구리의 블로그 2021. 4. 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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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IT산업과 경영 뉴스레터, 위클리 호박너구리에 먼저 작성한 글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받아보고 싶다면 구독을 신청해 주세요.]

 

최근에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소개되는 기업들이 가상 아바타를 제작하는 '제페토'나 게임 회사인 '로블럭스' 등인데요, 그렇다면 메타버스 산업이라는 것은 단순히 게임/콘텐츠 회사의 다른 명칭일 뿐인걸까요? 과연 메타버스는 정확히 어떤 산업이고, 현재 어느 정도 상용화된 것일까요? 오늘은 메타버스의 생태계와 전망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메타버스의 현재: 마케팅 용어가 만든 거품 vs 미래시대의 시작

 

우선 사전적으로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 모두 공존할 수 있는 생활형·게임형 가상 세계라는 의미로 폭넓게 사용됩니다. 수많은 정의가 있어서 헷갈리지만, 사실 '가상 세계'랑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둘이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결국 메타버스와 가상세계는 동일한 목표를 가진 개념인 셈이죠.

 

가상 세계라는 친숙한 표현이 있음에도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것은 '마케팅 효과' 때문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실제로 가상현실 기업, 온라인 게임 회사, MMORPG 기업 등의 설명보다 '메타버스 기업'이라는 이름표가 더욱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엄연히 따지자면 메타버스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예전부터 많은 이들이 추구하던 목표입니다. 싸이월드의 마이룸도 가상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제공했고, 리니지 게임에도 토지를 소유하거나 세금을 내는 기능 등이 있었죠. 몇몇 이들은 마케팅 효과가 소진되면 '가상 세계'나 '메타버스' 외에도 같은 의미를 뜻하는 단어가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메타버스라는 이름표를 달고 가치가 과대평가된 기업은 유의해야겠지만, 현실의 제약을 초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메타버스라는 개념 자체가 품은 가치는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은 게임이나 SNS 상에서 소통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추후에는 가상 세계로 출근하여 소득을 창출하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가상 세계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최근 더욱 이슈가 되는 인종차별도 사라질 수 있겠네요.

 

 

#메타버스 생태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 산업이라고 하면 로블록스나 제페토 같은 게임/콘텐츠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메타버스와 관련된 산업들은 더욱 방대한데요, 메타버스의 생태계는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하드웨어는 VR, AR을 위한 반도체부터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VR기기나 AR글래스 등을 뜻합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는 앞서 말한 게임과 같은 콘텐츠나 SNS와 같은 플랫폼 서비스를 의미하죠. 그렇다면 과연 현재 메타버스와 관련된 생태계는 어느 정도 발전되어 있을까요?

 

 

#소프트웨어 생태계: 플랫폼과 콘텐츠

 

메타버스 소프트웨어의 범위는 콘텐츠부터 플랫폼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제페토나 과거 싸이월드와 같이 아바타를 이용한 네트워킹 서비스, 그리고 마인크래프트나 동물의 숲같이 유저끼리 상호작용이 가능한 게임 산업이 있습니다.

 

이렇게 메타버스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분야가 뚜렷하지 않고 경쟁이 치열한데요, 실제로 싸이월드는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SNS였으나 현재 아무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리니지도 오래 유지되고 있긴 하지만, 고객 층은 한정적이고 경쟁작들은 매일 출시되고 있죠. 최근 높은 가치로 상장에 성공한 로블록스도 언제 다른 게임에 우위를 내어줄 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네트워크 효과로 많은 유저를 확보한 페이스북도 OS나 기기를 제작하는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정책에 상당히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재 각광받는 메타버스 콘텐츠/플랫폼 기업은 많아도, 초기 단계에서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생태계를 선점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하드웨어 생태계: 기술과 디바이스

 

메타버스 생태계의 디바이스는 보통 VR과 AR 기기인데요, 가상 현실이 각광을 받은 이후 2010년대 중반부터 많은 기업들이 관련 디바이스를 출시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소니는 콘솔 기반의 플레이스테이션 VR을 2016년에 출시($399)했고, 삼성은 2017년에 모바일 기반 기어VR($100)을 출시했으며, HTC는 2016년과 2018년에 각각 VIVE($799)와 VIVE PRO($799)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기업들이 이후 수익성을 이유로 제품을 출시하지 않게 되었는데요, 그들과 달리 페이스북(오큘러스)은 꾸준히 투자를 이어오며 현재 이 시장에서 가장 유력한 기업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오큘러스는 2014년에 페이스북이 인수한 회사로, 현재까지 페이스북과 함께 꾸준히 VR 기술을 발전시켜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2020년 말 출시한 퀘스트2 VR기기는 현재 메타버스와 VR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제품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존까지 다른 VR 기기는 많이 팔려도 10만대 안팎으로 판매된 것에 비해, 오큘러스의 퀘스트2는 한 분기동안 100만대 이상 판매되었기 때문입니다. 출시 첫 분기에 100만대 판매라는 수치는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고 한 분기 동안 판매된 대수와 같기에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오큘러스의 신제품은 더욱 발전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299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었는데요, 아마 페이스북은 VR기기를 거의 원가에 공급하여 디바이스를 대중화하고 콘텐츠로 승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하드웨어를 선점한 기업은 앱스토어와 같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며 강력한 선점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듯 하네요.

 

 

현재 페이스북 외에도 구글글래스를 출시했던 구글, 앱스토어라는 콘텐츠 플랫폼과 뛰어난 하드웨어 설계 능력을 지닌 애플 등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메타버스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상 세계와 관련된 산업은 이제 시작이기에, 앞으로 어떤 기업과 디바이스가 시장을 이끌어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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