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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핀 산업 분석: 네이버와 카카오

산업 분석

by 호박너구리의 블로그 2021. 3. 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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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종합 경제 뉴스레터, 위클리 호박너구리에 먼저 작성한 글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받아보고 싶다면 구독을 신청해 주세요.]

 

핀테크는 금융(Financ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 분야에 기술이 더해진 것을 뜻합니다. 핀테크 산업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다룬 적도 있죠. 결제, 송금, 대출, 자산관리 등 금융 전반에서 나타나는 디지털 혁신인 '핀테크'는 은행 영업점 방문 없이 계좌 개설이나 대출 등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IT기업이 주도하는 금융혁신을 '테크핀'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엄밀히 핀테크와 구분되는 단어는 아니지만, 보다 기술에 중점을 둔다는 차이가 존재하죠. 그리고 오늘은 국내의 대표적인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중심으로 국내 테크핀 산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테크핀 산업이 추구하는 방향과 알리바바

 

핀테크가 은행, 카드사 같은 금융기관이 기존 금융서비스에 ICT를 도입하는 것이라면 테크핀은 ICT 기업이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에서 대표적인 테크핀 기업으로는 알리바바의 앤트그룹이 있죠. 앤트그룹이 생소하신 분들도 있으실텐데요, 알리바바는 2011년에 알리페이를 분사하였고, 2014년에 알리페이를 앤트파이낸셜로 리브랜딩 하였는데 그게 현재의 앤트그룹입니다.

 

그렇게 알리페이는 한해 사용자가 10억명을 돌파하고 결제액이 110조위안(1경8,59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결제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앤트그룹은 알리페이의 막대한 영향력과 데이터를 활용해서 예금, 보험, 대출 등의 금융상품을 중개하여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이러한 알리페이의 성장 과정은 현재 많은 테크핀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일 것입니다. 국내의 대표적인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보더라도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간편결제를 추가하고 금융상품을 연계하려고 시도하고 있죠.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의 대표적인 금융 자회사는 네이버파이낸셜로 2015년 네이버페이를 런칭한 이후 2019년 11월에 네이버파이낸셜 법인이 설립되었습니다. 우선 실적을 살펴보자면 네이버의 2020년 핀테크 부문 영업수익은 약 6780억원으로 이전 년도대비 약 67% 성장한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스마트스토어의 성장과 KTX, KT, 롯데면세점 등의 외부 제휴처가 추가되며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2020년 4분기에 7.8조원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네이버는 (직접 운영하는 간편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우회'하는 방식으로 금융 산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은 인터넷은행을 설립하지 않고, 25~30%의 지분을 갖고있는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통장을 함께 출시했죠. 다만, 인터넷은행이나 증권사를 직접 설립하지는 않아도 자사 서비스 내에서 꾸준히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것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데요,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에 SME(소상공인) 대출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후불결제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네이버는 앞으로도 다양한 금융 상품을 직접 출시하기보다 협력하거나 중개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이버페이의 강점은 온라인 구매(네이버 쇼핑)와 오프라인 구매(네이버 예약)를 모두 아우르는 서비스와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항공권을 예약한 사람에게 여행자 보험 상품을 중개하는 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금융 중개 기능을 연관시키기 좋은 다양한 서비스와 데이터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기에, 네이버는 직접적으로 금융 산업에 진출하지 않고도 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중심으로 금융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2014년에 서비스가 런칭되고 2017년에 독립 법인이 되었는데요, 현재는 (2020년 1분기 기준으로) 3300만명이 가입하고 분기거래액이 14.3조원에 달하는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2020년에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여 카카오페이증권을 설립하기도 했죠. 그리고 카카오뱅크는 2017년에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현재 기업가치를 다른 금융사보다 월등히 높은 약 10조원 내외(장외시장에서는 약 40조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금융 산업에 진출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간편 결제(카카오페이)는 물론이고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까지 설립했습니다. 그렇게 카카오는 현재 결제, 송금, 투자, 대출, 보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추후에는 펀드 및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앞으로 카카오는 관련 자회사 및 사업들을 토대로 앤트그룹과 유사한 금융 그룹으로의 방향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알리바바의 자회사가 카카오페이 지분을 약 35~40%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직접 금융 산업에 진출하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미 자본과 고객을 보유한 금융사가 존재했고, 또다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죠. 그럼에도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현재까지 빠르게 성장하였는데요, 그러한 배경에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 외에도) 모바일 친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는 모바일 이용자의 편의성에 집중하여 MZ세대를 비롯한 많은 유저를 확보해왔고, 앞으로 다른 금융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할 때에도 모바일 편의성과 강력한 플랫폼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말씀드린대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빠른 속도로 금융 산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국내 테크핀 기업들은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존 은행들은 성공적으로 반격하고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더욱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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