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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 산업 분석: 화장품 밸류체인과 브랜드

산업 분석

by 호박너구리의 블로그 2021. 3. 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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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종합 경제 뉴스레터, 위클리 호박너구리에 먼저 작성한 글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받아보고 싶다면 구독을 신청해 주세요.]

 

사드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화장품 산업에 대해서 많은 기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매년 매출을 갱신하고, 아시아에서 엄청난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뉴스들이었죠. 그러나 2017년 사드사태 이후, 화장품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 후 국내 화장품 산업 및 기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오늘은 국내 화장품 산업의 현황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 화장품 산업의 생태계와 대표적인 브랜드(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삼정인사이트 71호

 

#국내 화장품 산업: 성장과 코로나로 인한 변화

 

사실 저는 막연하게 '국내 화장품 산업'이라고 하면 뭔가 항상 인기가 많고 수출 효자 산업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화장품 산업의 무역수지는 2014년에 되어서야 흑자를 냈는데요, 그 전까지는 적자를 이어오던 분야였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조금씩 주목을 받기 시작한 2014년이 되어서야 수출이 급격히 확대되었고, 수출액은 2019년까지 연평균 약 28% 성장해왔습니다. 그렇게 국내 화장품생산 총 산업규모는 2018년 기준으로 약 15조 5000억원까지 증가했고, 세계에서 국내 화장품 시장규모는 9위 수준입니다.

 

2020년에도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증가했지만, 관광객 매출로 호황을 누리던 로드샵 브랜드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실제로 1세대 로드샵 브랜드들의 2020년 (상반기 기준) 매출 및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급감했습니다. 에이블씨앤씨(미샤)는 매출이 약 21% 감소하였고, 영업손실 22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였습니다. 클리오는 영업이익이 82억원에서 66억원으로 감소했으며, 토니모리의 매출은 29.9% 감소하여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는 화장품 대기업들도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오프라인에서 자체 멀티숍을 강화하는 대신 올리브영과 같은 H&B스토어 입점을 통한 비용 및 운영 효율화 방안을 택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 및 에뛰드도 올리브영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올리브영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는 20여개에 달합니다. LG생활건강 역시 이자녹스, 수려한 등의 15개 브랜드를 올리브영에 입점시켰습니다.

 

 

#화장품 산업의 생태계

 

화장품 제조업에 속하는 기업은 국내에 총 약 4000~4500개가 있는데,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매출 비중이 약 50~60%에 달합니다. 그리고 뒤를 이어 화장품 ODM의 양대산맥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나란히 3, 4위를 차지하고 있죠.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라는 회사가 생소하신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면서, 왜 우리나라 화장품 제조 3, 4위라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할까요? 그 이유는 화장품 산업의 생태계를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분류가 가능하겠지만, 화장품 산업의 밸류체인은 크게 원자재(용기/원료 등), 연구/생산, 유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원자재(용기/원료)

이는 화장품 시장의 후방산업으로 포장용 플라스틱이나 유리용기 등을 제조하거나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기업을 포함합니다. 콜마비엔에이치, 미원화학, SK바이오랜드 등이 있는데, 화장품 산업 내에서 비중이 크지 않아서 간단히 넘어가겠습니다.

 

2. 연구 및 생산 (ODM/OEM)

OEM은 주문자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방식입니다. 화장품 브랜드에서 제품을 기획하면 OEM업체들이 주문을 받아서 대신 생산해주는 것이지요. (반도체 산업에서의 '파운드리', 혹은 바이오 시장에서의 CMO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ODM은 생산뿐만 아니라 제품의 연구/개발까지 담당하는 '제조업체 개발생산' 방식입니다.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대표적인 ODM/OEM 기업인데요, 자체 브랜드를 갖고있는 기업이 아니기에 많은 분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마 가지고 계신 화장품을 자세히 보시면 한국콜마나 코스맥스에서 제조했다는 표시를 보실 수도 있을거에요!

 

▷ 깨알 지식!

2017년 사드사태때 국내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는 큰 타격을 받았는데요, 한국콜마와 같은 ODM/OEM 업체는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꾸준히 매출이 상승했습니다. 오히려 브랜드가 따로 없다보니 한국의 화장품 기술력에 중국의 브랜드만 붙여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3. 유통 및 브랜드 운영

화장품에 '브랜드'라는 가치를 입혀 온라인/오프라인 리테일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형성하는 단계인데요, 여러분이 알고계시는 화장품 기업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할 것입니다. 많은 화장품 브랜드는 자체적으로 기획한 제품을 위탁생산 맡긴 후 브랜드를 입혀 판매하고 있습니다. 혹은 ODM업체에서 직접 기획해 온 상품을 선택해서 브랜드에 녹여내기도 하죠. 흔히 알고계시는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은 자체 연구소/공장을 운영하면서 ODM/OEM의 도움도 받습니다. 일부 브랜드 제품은 ODM에서 개발-생산한 제품에 브랜드의 색을 입혀 출시하고, 일부 브랜드 제품은 직접 기획한 제품을 OEM에게 생산을 위탁하며, 또 일부 브랜드 상품은 자체 연구소 및 공장에서 연구, 생산을 모두 주도하는 것입니다. 

 

▷ 화장품 브랜드의 BM을 꿈꾸는 분이시라면?

화장품 산업의 밸류체인을 공부하다보면, '화장품 브랜드를 관리한다는 것'이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업이 필요한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의 BM을 맡는다고 하면, 원자재 업체, ODM 및 OEM, 다양한 리테일 채널, 그리고 (큰 브랜드라면) 브랜딩 및 광고 대행 업체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겠죠?

 

출처. 유투브 기업핥기

 

#아모레퍼시픽 vs LG생활건강

 

국내의 대표적인 화장품 기업으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있습니다. 둘은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고, 고급 브랜드 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제품 일부는 자체생산하고 일부는 위탁생산한다는 점 등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죠. 그러나 차이점 역시 존재합니다.

 

1. 아모레퍼시픽

2016년에 세계 뷰티기업 7위에 선정된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 이후로 영업이익에 있어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6년에 매출 5조 6천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영업이익율 15%)을 달성한 이후, 국내 매출이 하락하고 광고 비용이 증가하여 2019년에는 매출 5조 5천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영업이익율 7.3%)을 기록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전략 측면에서 인수합병보다는 자체 브랜드 런칭이나 사내 스타트업 육성 등의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고급 브랜드 라인에서 LG생활건강의 '후'에 대항하고자 최고가 브랜드 '시예누'를 런칭하고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브로앤팁스'라는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산업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모든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와 같은 브랜드를 비롯해서 원자재 생산 및 제조/포장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연구개발부터 생산, 마케팅까지 전 부분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로 LG생활건강(원가율 약 40%)과 비교하여 압도적인 원가우위(원가율 약 25%)를 보여주고 있죠.

 

2.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화장품 사업 부문)은 사드사태 이후 주춤했던 아모레퍼시픽과 다르게 꾸준한 매출 및 영업이익 상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6년에 매출 3조 1천억원, 영업이익 5700억원(영업이익률 18.3%)으로 아모레퍼시픽에 적지 않은 차이로 밀리던 모습과 달리, 2019년에는 매출 4조 7천억원, 영업이익 9000억원(영업이익률 18.9%)을 기록하며 엉업이익에서 아모레퍼시픽보다 2배 높은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2016년까지 국내 최대 단일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였는데요, LG생활건강이 대항마로 키워오던 브랜드 '후'가 역전하여 2019년에는 2조 5천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는 LG생활건강 화장품 매출액의 절반이 넘는 금액입니다. LG생활건강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중국으로 치우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미국시장을 위한 '뉴에이본'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LG생활건강은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면서도 인수합병을 활용하며 확장을 모색해오고 있습니다. (더페이스샵도 2010년에 인수한 회사죠!) 최근들어서는 자체 생산라인을 키우고 있기도 한데요,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생산설비나 수직계열화가 부족하여 원가율은 높지만 광고비를 보다 적게 지출하며 효율적인 운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화장품 산업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저에게는 겉으로는 몇몇 유명 브랜드끼리만 경쟁하는 것으로 보여도 생각보다 많은 밸류 체인이 존재하는 것이 새롭게 느껴졌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별첨1. 우리나라의 국가별 화장품 수출액

2019년 기준 국가별 화장품 수출액을 보면 아직 사드사태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음에도 중국이 46.9%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외의 주요 수출국으로는 (순서대로) 홍콩, 미국, 일본, 베트남, 러시아,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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