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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변화하는 주류 시장: 주류 산업 분석

산업 분석

by 호박너구리의 블로그 2021. 4. 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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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었고, 여러 산업들이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주류산업은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분야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됩니다. 재택근무와 저녁 9, 10시 이후 식당 취식 금지, 5인 이상 집합금지 등의 지침으로 인해 회식이 줄어들고, 술집에서 술을 먹던 문화가 점차 홈술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술을 마시는 '장소'와 '사람', 그리고 '상황'에 변화가 있다는 응답이 각각 65.7%, 61.7%, 그리고 73%에 달했습니다. 우선 변화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 중에서 주류 음용 장소로 집을 선택한 경우는 87.3%였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46.4%에 비해서 매우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대로 주점이나 음식점을 선택한 사람은 거의 절반으로 줄었죠. 주류 음용 상대 역시 코로나19 이전에 동성친구가 가장 큰 비율(17.9%)을 차지했던 것과 달리, 코로나19 이후에는 배우자/가족이 43.2%로 가장 큰 비율을 나타냈습니다. 주류 음용 상황 점유율도 1위가 '친목'(37.1%)에서 '혼자서'(45.2%)로 변화하였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 

 

#주류 트렌드의 변화

 

코로나19로 홈(Home)술과 혼술이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직장인들의 회식과 모임이 줄어들며 기존에 60% 이상의 굳건한 점유율을 차지하던 소주와 맥주의 점유율도 차츰 감소하기 시작했죠. 감소한 점유율은 와인, 전통주, 수제맥주로 향했는데요, 주류 종류에 따라 어떠한 변화가 찾아왔는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소주와 맥주는 가장 대표적인 주류 산업이라서 주요 플레이어와 제품에 따른 점유율 변화를 주로 다루었고, 다른 분야는 제품이나 기업이 아닌 주종 전체의 변화에 집중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소주 & 맥주: 여전히 치열한 경쟁

 

코로나19로 점유율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소주와 맥주는 국내 주류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국내에서 가장 큰 주류 기업도 소주와 맥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들인데요, 매출액 기준으로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주류부문)가 대표적입니다.

 

우선 1위 사업자인 하이트진로의 2020년 매출은 약 2조 2653억원으로 직전 년도대비 10% 증가하였습니다. 영업이익은 125%가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는데요, 이러한 상승에는 '테라'와 '진로'의 선전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맥주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2위입니다. 하이트와 맥스로 대표되던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2018년에 21%였는데, 테라를 출시한 이후 2020년 점유율은 약 42%로 추정되며 머지않아 1위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소주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압도적인 1위입니다. 참이슬로 대표되는 하이트진로는 2018년 상반기에 소주시장 점유율 50%를 돌파한 이후 2019년 상반기에는 약 65%까지 상승했죠. 특히 1970년 당시 출시됐던 소주를 현대 감성으로 재해석한 '진로이스백'이 2019년 4월에 출시된 이후 13개월만에 3억 병의 판매고를 올리며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2위 사업자인 오비맥주의 매출은 약 1조 5421억원입니다. (이는 2019년도 수치로, 비상장사라서 2020년 매출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카스로 대표되는 오비맥주의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1위인데요, 2018년 점유율 58%(하이트진로 21%)인 것에 비해 작년 점유율이 약 50%로 예측(하이트진로 42%로 추정)되며 2위와의 격차는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비맥주는 외국 맥주인 호가든, 버드와이저 등과 무알콜 맥주 카스0.0를 앞세워 맥주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죠.

 

3위 사업자인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의 2020년 매출은 약 6097억원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클라우드라는 맥주 브랜드가 있지만 점유율은 높지 않고, 사실상 '처음처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롯데의 처음처럼은 소주 시장에서 2018년 점유율 18%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14%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FLEX와 같은 새로운 소주 브랜드로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진로에 밀려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죠.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올해에는 제품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도 라벨과 도수를 바꾼 제품을 출시하고, 주력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도 디자인을 새롭게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와인 시장: 홈술 트렌드와 늘어나는 판매채널

 

와인은 트렌드 변화로 인해 가장 수혜를 많이 받은 주종 중 하나입니다.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0년 와인 수입량과 금액은 52,193톤과 3억 3019만 달러로, 전년대비 약 25% 증가(2019년은 43,495톤과 2억 5920만 달러)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는 크게 코로나로 집에서 홈술하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서 소주보다 도수가 낮은 저도주를 가볍게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었다는 점과 최근들어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보다 쉽게 와인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힙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편의점 업계는 경쟁적으로 와인 판매를 늘리고 있는데요, 이마트24는 전체 점포의 약 절반인 2400개의 점포를 와인 특화 매장으로 운영하며 2020년에 약 170만병을 판매했습니다. CU 역시 점포에서 와인 판매를 늘릴 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을 통해 주류를 예약하고 사전결제하는 'CU 와인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CU 주류 매출에서 와인이 약 60% 성장하며 주류 카테고리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도 합니다. 이 외에도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에서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통주: 수출과 비대면 판매 증가

 

현재 국내에서는 주류를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2017년부터 무형문화재나 식품명인이 빚은 전통술, 지역특산주 등에 한해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완전히 비대면으로 구입할 수 있는 주류인 만큼 앱으로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편리성을 앞세우며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었죠. 특히 코로나 사태를 보내며 전통주 분야와 정기 구독 서비스들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2019년 1월에 런칭된 '술담화'는 작년에 전년 대비 8배의 매출과 10배의 구독자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배상면주가'는 자사 주류 판매 플랫폼인 ‘홈술닷컴’을 통하여, ‘월간홈술’이라는 이름으로 막걸리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국순당은 동남아시아 현지화 전략에 성공하며 (2020년 11월 기준) 623만달러의 수출을 달성했습니다.

 

 

#수제맥주: 가격 경쟁력을 통한 빠른 성장

 

예전 편의점의 맥주는 카스, 하이트와 같은 대형 주류사의 맥주나 해외 맥주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곰표밀맥주나 제주맥주 등 다양한 수제 맥주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수제맥주는 대기업이 아닌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를 의미하는데요, 실제 국내 수제맥주 전체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164억원에서 2019년880억원으로 최근 4~5년간 매년 20~30%씩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빠른 성장세의 원인으로는 크게 주세법 개정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확보, 일본 맥주 불매운동, 코로나19 확산 등이 꼽히고 있죠.

 

특히 인기를 끌었던 '곰표 밀맥주'는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가 함께 개발하고 롯데칠성이 위탁생산 했는데요, 2020년 5월 출시되고 연말까지 200만개가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제주맥주는 2020년 상반기에만 2019년 전체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리고 상장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고, 경복궁과 구미호맥주를 판매하는 '카브루'는 투자를 받고 공장을 확충하였습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전체적인 주류 소비가 감소했으나, 여전히 다양한 제품, 기업, 분야에서 변화는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끔 맥주를 마실때 어떤 제품과 기업이 변화에 적응하여 성장해나갈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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