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다이슨(dyson)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다이슨에 대해 분석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예쁘지만 비싼 청소기나 드라이기'가 생각이 났는데요. 사실 다이슨은 '비틀즈(Beatles) 이후 가장 성공한 영국의 브랜드', '애플 다음으로 가장 성공한 디자인 혁신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과연 다이슨이 어떤 회사길래 이러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일까요?
다이슨(dyson)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은 1947년 영국 노퍽에서 태어났으며, 영국 왕립 예술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였습니다. 그는 이후 엔지니어링 회사에 취직하여 엔지니어로서의 역량도 길렀는데요. 실제로 1974년에는 공 모양의 바퀴에 물을 채워 안정감 있게 이동할 수 있는 정원용 수레, '볼배로우'를 발명하여 '빌딩 디자인 이노베이션'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1979년 어느 날, 제임스 다이슨은 청소를 하던 도중 먼지가 잘 흡입되지 않아 불편함을 겪었습니다. 청소기를 분해해보니 먼지로 가득 찬 먼지봉투와 비워도 남아있는 작은 먼지들이 청소기의 흡입력을 저해한 것이었는데요. 그는 이를 계기로 새로운 청소기 연구에 돌입했습니다. 그렇게 제임스 다이슨은 1979년부터 5년간 5126번의 실패를 거듭했고, 마침내 1984년에 세계 최초로 먼지봉투가 없는 진공청소기를 발명하게 되었습니다.
발명에 성공한 제임스 다이슨은 청소기 기업들에게 특허를 판매하려고 했었는데요. 먼지봉투 판매로 큰 수익을 얻고 있던 기존 회사들은 이를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투자사와 기업에게 거절당한 이후, 결국 일본의 중소 가전회사 '에이팩스'가 로열티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특허를 구매하여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는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1993년, 제임스 다이슨은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 'dyson'을 설립했습니다. dyson은 청소기를 자체 제작하기 시작하여 1년 6개월 만에 영국의 청소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창업 10년 만에 영국 가정 3분의 1에 다이슨 청소기를 보급하며 '국민 청소기'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다이슨은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며 혁신을 이어갔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날개 없는 선풍기인데요. 2007년 제임스 다이슨은 모두가 당연히 여기고 있던 기존 선풍기의 형태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선풍기 날개가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날개를 분리해야 제대로 청소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다가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 불편함이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풍기의 형태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dyson은 3년의 연구 끝에 날개 없는 선풍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제품에 수많은 작은 공기구멍을 만들어서 외부의 공기를 유입시키고, 제품 내부의 숨겨진 날개를 통해 공기를 증폭시켜 시원한 바람을 내보내는 방식이었죠. 그렇게 날개 없는 선풍기를 출시한 다이슨은 해당 방식을 살려 가습기, 온풍기, 공기청정기 등의 제품들도 날개가 없는 형태로 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다이슨의 매출은 약 8.5조 원, 기업가치는 약 37조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높은 매출과 달리 판매하는 제품은 크게 청소기, 선풍기, 헤어 드라이기, 스타일러(고데기), 공기청정기 및 가습기, 조명, 핸드 드라이어 정도로 다른 전자제품 및 가전 기업보다 제품군이 매우 적은 편이죠. 적은 제품이라도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혁신을 지속하기에 매출 성장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이슨은 어떻게 지속 가능한 혁신을 추구하고 있을까요?
우선 다이슨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에게 실패를 장려합니다. 창업가인 '제임스 다이슨' 본인 역시 청소기를 개발하기 위해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5000개 이상의 시제품을 만들어냈죠. 날개 없는 선풍기를 개발하는 데만 하더라도 3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러한 사례 덕분인지, dyson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할 때 누구도 재촉하거나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실험을 장려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다이슨은 직원들에게 엔지니어적 사고방식을 강조합니다. 엔지니어적 사고방식을 가져야 일상의 문제를 관찰하고, 추측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다이슨은 직원들이 입사하면 청소기와 같은 제품을 분해하고 살펴보도록 합니다. 이외에도 매년 순이익의 약 30%를 R&D에 재투자하고, 2조원을 들여 연구센터를 짓는 등 기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이슨은 2015년 즈음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2021년까지 경험 많은 경쟁사보다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근본적으로 다른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었죠. 타이밍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100년에 한 번 발생할만한 기회였으며,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가 2000개 이상의 부품을 필요로 했던 것과 달리, 전기 구동장치는 움직이는 부품 20개면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이슨은 전기차 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이슨은 당시 매출이 25%나 상승하고, 아시아에서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었으며, 10억 달러 이상의 세전 영업이익을 거두었습니다. 또한, 진공청소기를 통해 전기 모터 부문의 경쟁력을 갖고 있었고, 무선 제품들 덕에 배터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죠.
그렇게 다이슨은 애스턴 마틴, 재규어, 랜드로버 등의 자동차 전문가들을 채용하며 자동차 사업을 비밀리에 시작했고, 이후 4년간 자동차 사업에 약 20억 파운드(약 3.1조 원)를 투자했습니다. 이는 어떠한 신제품에 투자한 비용보다 높은 금액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2019년 10월, 제임스 다이슨은 자동차 사업의 실패를 알렸습니다.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의 부족'이었는데요. 다이슨은 다른 경쟁사에 비해 많은 제조물량을 보장할 수 없었기에 공급업체와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할 수 없었고, 적자를 보면서 판매대수를 늘릴 생각도 없었으며, 예상 가격도 매우 높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다이슨은 이번에도 실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전기차 사업을 중단하기로 한 다음 날, '제임스 다이슨'은 제품 라인에 대해 이야기하며 “흥미로운 제품들이 많다. 그중 일부는 자동차 연구 결과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지독한 결정 뒤에 한 줄기 희망이 있다면, 우리가 그 제품들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라며 덧붙이기도 했죠. 그리고 실제로 전기차에 대한 연구는 고체 배터리 연구와 로봇 공학에 대한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비록 전기차 개발에 많은 비용이 소모되었지만, 저는 이러한 상황 또한 다이슨에게는 수천 번의 실패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까지 많은 혁신을 보여줬던 만큼, 이번 실패를 양분 삼아서 앞으로 또 어떠한 혁신을 보여줄지 더욱 기대가 되네요.
* 출처
- 포춘코리아. http://www.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68
- 아시아경제. https://www.asiae.co.kr/article/2019053110270363008
- 이코노미조선.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11/20170911021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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