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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기업분석: 전자제품 소니의 몰락과 콘텐츠 소니의 부활

기업 분석

by 호박너구리의 블로그 2021. 6. 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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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소니(SONY)에 대해 어떻게 알고 계신가요? 어떤 분들은 과거 소니가 생산했던 티비나 카메라로 기억하시고, 어떤 분들은 게임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기억하실 것 같은데요. 저는 어릴 때 쓰던 워크맨이 생각났습니다. 실제로 소니는 과거 수많은 전자제품을 개발했고, 현재 게임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소니를 샤프나 파나소닉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의 전자제품 기업'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니는 성공적으로 부활하여 종합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재도약했는데요, 오늘은 그러한 소니의 역사와 사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소니의 시작: 라디오 수리점에서 세계 10대 기업까지

소니는 1946년에 도쿄의 니혼바시 백화점에서 라디오 수리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수리점으로 시작했지만 1940년대 말부터 전기밥솥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하나씩 선보였고, 1950년대 중반부터는 전자제품 시장에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1957년에 세계 최초로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생산했고, 1968년에는 (컬러TV 시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트리니트론 텔레비전을 출시했죠. 트리니트론은 소니가 개발한 디스플레이 기술로, 트리니트론 TV는 단종될 때까지 약 2억 8000만 대가 판매되었습니다. 1979년에 출시한 워크맨도 사람들의 음원 청취 방식을 뒤바꾸며 2003년에 단종될 때까지 약 2억 200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이 외에도 1981년에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상용화하고, 1982년에 필립스와 CD를 개발하고, 1991년에 세계 최초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상용화하는 등의 혁신을 이루어냈죠. 그렇게 소니는 1980년대에 글로벌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명실상부한 전자제품 제국이 되었습니다.

 

 

※ SONY라는 이름

사실 소니의 원래 사명은 도쿄통신공업주식회사(東京通信工業株式会社)였습니다. 그러나 1950년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세계 어느 곳에서나, 어느 언어로나 동일하게 발음할 수 있는 새로운 이름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958년에 사명을 도쿄통신공업에서 'SONY'로 변경했는데요. SONY는 sound와 sonic의 어원인 라틴어 sonus와, 도련님이라는 뜻을 가진 sonny의 합성어로, '매우 작으면서도 발랄한 젊은이들의 집합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 소니의 성장: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왕국으로

한창 전성기던 1987년에 '오가 노리오'가 CEO로 취임한 후, 소니는 콘텐츠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1988년에 CBS레코드를 인수하여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 1989년에는 칼럼비아 픽쳐스를 인수하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1993년에는 '소닉 컴퓨터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플레이스테이션을 발표하며 비디오 게임 시장까지 진출하죠. 

 

그리고 1995년에 CEO로 취임한 '이데이 노부유키'는 소니가 콘텐츠를 기반으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기를 추구했습니다.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콘텐츠를 유통하며 사람들을 연결하는 콘텐츠 허브가 되겠다는 뜻이었죠. 그렇게 소니는 영화와 음악을 디지털 파일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에 투자하며 인터넷 서비스(소넷)와 온라인 음악 플랫폼(프레스플레이) 등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해서 VAIO 컴퓨터도 런칭했는데요. 강력한 하드웨어는 물론 콘텐츠 역량까지 갖춘 소니의 당시 위상은 현재 '애플'과 유사했습니다. 

 

# 소니의 몰락: 소니쇼크와 잃어버린 10년

승승장구하던 소니에게도 위기는 있었습니다. 2003년 4월에 이틀 동안 주가가 27%가 하락하여 약 10조원이 증발된 '소니쇼크'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렇게 소니는 2000년대 초부터 약 10년간 적자와 주가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소니의 몰락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선 소니는 변화의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많은 지배적인 기업들이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지 못해서 몰락한 것과 달리, 사실 소니는 꾸준히 미래를 준비해왔습니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온라인 음악 플랫폼을 만들고,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현재 각광받는 OLED를 일찍부터 개발하기 시작했죠. 이 외에도 에릭슨과 협업하여 핸드폰을 만들거나 애완 로봇 '아이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소니가 시도한 변화의 방향은 옳았을지라도, 아쉽게도 변화의 시기가 맞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은 2010년대 들어서 각광받기 시작했고, 디스플레이는 아직도 시장에서 LCD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OLED의 비중은 약 30% 정도입니다) 핸드폰은 스마트폰 시장으로 대체되었고, 로봇 시대는 아직도 시작되지 않았죠.

 

그리고 소니는 폐쇄적인 생태계를 고집했습니다. 소니는 항상 독자적인 포맷을 고집해왔는데요, 예를 들어 소니의 콘솔 게임기는 소니 텔레비전에서만 연결되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카메라 등의 휴대 기기에 사용되는 메모리나 배터리도 독자적인 규격으로 제작했죠. 부속품까지 소니 제품만 사용하도록 하는 엄격한 기준으로 인해, 소니는 점차 시장점유율을 잃게 되었습니다.

 

 

# 소니의 부활: 선택과 집중을 위한 구조조정

소니는 약 10년동안 암흑기에 시달리다가 2012년에 '히라이 카즈오'가 CEO로 취임하며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소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를 모두 추구했는데, 선택과 집중을 위해 하드웨어의 꿈을 구조조정하게 된 것입니다. 도쿄의 사옥과 뉴욕의 빌딩을 팔고, 2012년에 화학사업(소니케미컬)을 매각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에는 PC사업(바이오)을 매각하고 TV사업을 정리(소니 비주얼 프로덕트로 분사)했죠. 이 외에도 워크맨 오디오사업부 분사, 에릭슨과 결별을 통한 핸드폰 사업 축소, 전자제품 사업 분사, 배터리 제조부문 매각이 진행되었습니다.

 

 

# 소니의 현재와 미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출처. 티타임즈 유튜브

소니는 성공적으로 부활했습니다. 소니의 현재 기업가치는 약 140조원으로 국내 2위 상장사 SK하이닉스(약 90조원)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적자를 걱정하던 과거와 달리 2020년에는 약 1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죠. 현재 소니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선 게임 부문은 소니 매출의 3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이 큰 기여를 했는데요,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는 1996년 출시 이후 누적으로 약 5억대가 판매되었고, 현재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에서 약 46%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게임을 많이 하게 되면서, 플레이스테이션 5는 출시 한 달만에 450만대가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소니는 현재의 플레이스테이션 매출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의 성장도 모색하고 있는데요, 우선, 게임 구독 서비스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를 통해 약 46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에 투자하고, (스파이더맨 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인섬니악 게임즈를 인수하는 등 게임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금융 부문은 소니 매출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알짜 사업입니다.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는 금융 사업 덕분에 이제까지 다른 분야에서 적자를 기록해도 소니가 살아남을 수 있었는데요. 소니는 앞으로 금융부문을 완전자회사로 전환하고 간편결제 등의 핀테크 사업을 강화하며 금융 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 번째로, 전자/IT 부문은 앞서 설명드린 '선택과 집중' 과정을 거쳐 매출의 22%를 차지하는 안정적인 사업부가 되었습니다. 우선 소니의 TV분야는 2004년부터 10년동안 약 9조원의 적자를 냈었는데요. 4K 화질과 대화면에 집중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현재는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소니는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약 5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미지 센서는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전망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음악 부문은 소니 매출의 1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화 분야에서 소니는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유명한 영화의 판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인기가 있던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 역대 일본 영화 흥행 1위에 오르며 자회사 애니플렉스의 수익도 크게 증가했죠. 음악 분야에서는 비틀즈, 마이클잭슨, 퀸 등의 저작권을 가진 세계적인 음반사 EMI를 인수하며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는 세계 3대 음반사로의 지위를 공고히하고 있습니다.

 

 

결국 소니는 성공적으로 부활했고, 이후의 성장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하드웨어 부문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워크맨이나 티비 등으로 소니를 기억하는 사람은 점점 적어지겠지만, 소니는 노래, 영화, 게임 등으로 꾸준히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 같네요. 앞으로 성공적으로 부활한 소니가 만들어갈 새로운 도전과 미래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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