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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에게 페이스북은 익숙한 서비스이자 기업일 것입니다. 제 주변만 해도 대부분의 친구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거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도 이용한 경험이 있죠.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기업이라 분석할 만한 새로운 내용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는데요, 그러나 사실 페이스북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한 번 간단히 살펴볼게요!
#페이스북의 시작과 성장: 교내 커뮤니티에서 글로벌 플랫폼으로
페이스북은 2004년에 하버드 대학교 재학생이던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가 친구인 에두아르두 세버린(Eduardo Saverin)과 함께 기숙사에서 웹사이트를 만들며 시작되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가 다녔던 명문 고등학교 '필립스 엑시터'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친목을 다지기 위한 방편으로 학생들의 얼굴과 프로필을 정리한 페이스북이라고 불리는 책자를 주었는데, 페이스북이라는 회사명은 그것을 본따서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페이스북은 본래 학교 네트워킹 사이트로, 처음에는 하버드 대학교 학생들에게만 가입을 허용했습니다. 이후 컬럼비아, 스탠퍼드, 예일 대학으로 범위를 확대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비리그 대학들, MIT, 그리고 보스턴 지역의 유수의 학교들의 학생들에게까지 개방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죠. 2006년부터는 만 13세 이상의 일반 사용자들에게까지 서비스를 개방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작은 시장에서 키워나가는 것도 하나의 플랫폼 전략인데요, 플랫폼 전략에 대해서 관심있으신 분들은 관련 글도 추천드려요)
2007년 5월에는 기업들이 플랫폼 상에서 광고 및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기업 홈페이지 개설 기능을 만들었는데, 그 해 말까지 약 10만 페이지의 기업들 홈페이지가 생성되었습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페이스북의 지분을 1.6% 매입하며 페이스북은 150억 달러의 시장가치를 인정받았죠.
2010년에 들어서 페이스북의 사용자는 5억 명을 돌파했고, 시가총액은 약 410억 달러로 추정되며 당시 아마존과 구글에 이어서 세 번째로 큰 IT회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5월 17일에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 공개를 했는데 기업 가치는 총 1040억 달러(약 117조원)로 책정되면서 당시 나스닥 상장 역사상 가장 비싼 기업으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단일 서비스만 운영하지 않고 인수합병을 통해서 영향력을 키워갔습니다. 우선, (2010년에 출시되고 이후 1년만에 1000만 명의 유저를 확보한) '인스타그램'을 2012년에 인수하였습니다. 당시 10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현재 가치는 무려 10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4년에는 북미와 유럽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왓츠앱을 190억 달러에 인수했죠. 또한 같은 해에 20억 달러를 들여서 VR 하드웨어 기업 '오큘러스'도 인수하였습니다.
#페이스북의 현재: 광고, 커머스, 결제
현재 SNS 산업에서 페이스북의 지위는 매우 독보적인데요, 서비스별 MAU(월간 사용자)는 각각 페이스북 약 27억명, 인스타그램 약 10억명, 왓츠앱 약 20억 명으로 추산됩니다. 페이스북 메신저까지 포함한 페이스북 산하의 앱들은 많은 국가에서 지배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고, 모두 2010년대(2010~2019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앱 순위에서 나란히 1~4위를 차지했습니다.
페이스북의 매출 성장세도 대단합니다. 페이스북은 매년 약 20%씩 성장하고 있는데요, 시가총액이 8천억 달러(미국 내 5위)가 넘는 거대 기업임을 고려하면 놀라운 속도입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2020년 매출은 약 860억 달러로 2017년의 407억 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의 이러한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 이유로는 '광고 수익 모델의 고도화'와 '커머스와 결제의 성장'이 있습니다.
현재 광고 시장에서 페이스북은 약 20%의 점유율로 알파벳(구글, 점유율 약 30%)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유저들의 팔로우나 좋아요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타겟팅 광고에 강점을 갖고, 기존 알파벳이 독점하던 광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죠. 그리고 이제는 신규 플레이어의 성장을 따돌리기 위해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우선 페이스북은 (게시한 사진이나 동영상이 24시간 후에 지워지는) 스냅챗의 스토리 기능을 본따 2016년부터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에 스토리 기능을 넣었습니다. 그렇게 카피캣 기능이지만 스냅챗보다 더 많은 유저를 확보하며 현재는 세 서비스에서 스토리 기능의 일간 사용자(DAU)가 모두 5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페이스북은 2016년부터 페이스북 그룹이라는 커뮤니티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스토리 기능만큼 폭발적으로 이용자가 증가하지는 못했으나, 약 4억 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하며 성장하고 있고,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라는 점을 살려서 추후 정밀한 타겟 광고에도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7년(한국에서는 2018년)부터는 동영상 플랫폼 트렌드에 맞춰서 페이스북 워치 기능을 선보였는데요, 2019년 6월 기준 페이스북 워치 내 동영상을 1분 이상 시청한 MAU는 7.2억명이라고 합니다. 페이스북은 앞으로도 새로운 기능과 그에 맞춘 광고 상품을 선보이며 광고 수익 모델을 고도화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기대하는 또 다른 분야는 '이커머스와 결제'입니다. 2020년에 페이스북은 무료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자 브랜딩, 광고, 커머스의 기능을 통합한 비즈니스 플랫폼 ‘페이스북 샵(facebook shops)’을 출시했습니다. 페이스북 샵은 페이스북 산하의 여러 앱에서 이용 가능한 통합 온라인 쇼핑몰을 무료로 개설, 홍보와 판매를 가능하게 해주는 서비스인데요,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관심이 가는 제품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에는 페이스북 메신저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제품 문의, 결제/배송 확인도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현재 수십 억 명의 이용자가 모두 고객이 될 수 있으니 이커머스 산업에서 페이스북의 잠재력은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이커머스 분야가 성장한다면, 현재 북미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만 제공하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도 같이 성장할 수 있겠죠.
#페이스북의 미래: VR과 콘텐츠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임무는 세상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는 VR을 통한 메타버스를 뜻하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은 2014년에 인수한 오큘러스를 통해서 VR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메타버스 관련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새로 출시한 오큘러스 퀘스트2는 훌륭한 성능과 저렴한 가격으로 VR 대중화의 전환점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오큘러스는 처음에 실패한 인수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습니다. 인스타그램의 2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인수했으나, 매출 기여도가 1~2%도 안되기 때문이죠. (페이스북 매출의 약 98%는 광고 매출이고 나머지 1~2%가 페이스북 페이 및 기타 매출입니다)
그렇게 페이스북 내에서 VR/AR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도 안되지만, 인력의 약 10~15%는 VR/AR 연구 인력에 둘만큼 페이스북은 AR/VR 산업에 미래를 맡긴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을 만들어 VR/AR 관련 팀을 일원화하고 '페이스북 커넥트'라는 VR/AR 개발자 컨퍼런스도 주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VR 생태계를 구축하며 내부의 콘텐츠도 보강해나가고 있습니다. 우선 2019년 소셜 VR '호라이즌'을 공식 런칭했습니다. 이는 페이스북의 본업인 SNS 부문의 강점을 살린 비즈니스로, 호라이즌(관련 영상)을 통해 유저들은 단순히 친구와 교류하는 것부터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것까지 VR 세상에서 똑같이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중 모니터와 같은 사무실 환경을 구축한 VR 사무실 서비스 '인피니트 오피스'를 런칭하였고, 게임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 '페이스북 게이밍',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playgiga' 및 '비트 세이버'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까지 운영하고 있죠.
사실 국내에서 페이스북 이용자가 줄어들고 나서, 막연하게 페이스북의 미래에 대해 불확실하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공부해보니 생각보다 '사람을 잇는' 페이스북의 힘은 대단했는데요, 앞으로 페이스북의 비전처럼 세상을 연결하는 서비스가 될지 더욱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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