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종합 경제 뉴스레터, 위클리 호박너구리에 먼저 작성한 글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받아보고 싶다면 구독을 신청해 주세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다 매우 유명한 기업들이고 우리는 (아마도 아마존을 빼고) 대부분의 서비스를 이용해봤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어떠신가요? 중국의 IT대기업이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사용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잘 모르겠다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이 글을 쓰기 전까지 그랬습니다ㅎㅎ)
그러나 분명 이들은 매우 거대한 기업이고 알리바바(21.03.08 기준 약 700조원)와 텐센트(21.03.08 기준 약 900조원)는 국내에서 압도적으로 시가총액이 큰 삼성전자(21.03.08 기준 약 550조원)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오늘은 그 규모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덜 알고 있는 중국 IT기업, 그 중에서 세계 최대의 게임회사라고 하는 '텐센트'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텐센트의 시작과 성장: 모방과 혁신 사이
텐센트는 1998년 무선호출기와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통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휴대폰의 성장으로 무선호출기 시장이 몰락하여 첫 사업은 고전을 겪었고, 인터넷 메신저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당시 해당 시장은 이스라엘의 ICQ와 미국의 AOL 인스턴스 메신저가 주름잡고 있었습니다. 창업자 마화텅은 ICQ와 유사한 인터넷 메신저 OICQ를 출시하였고, 중국 사용자를 위한 기능을 하나씩 추가해 나갔습니다. 원조 ICQ를 인수한 AOL은 텐센트를 고소하였고, 텐센트는 OICQ의 이름을 QQ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AOL이 몰락하면서 분쟁은 흐지부지되고 QQ가 자리잡기 시작했죠.
QQ는 출시 3년만에 사용자 1억명을 돌파했으나,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한국 출장을 갔다온 직원의 기획안에 따라서 싸이월드의 '아바타 꾸미기'를 모방했고, 2003년 'QQ쇼'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QQ쇼는 실제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패션업체에게 입점비를 받았고, 그렇게 2009년에 QQ는 QQ쇼의 성공을 기반으로 중국의 국민메신저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후 모바일 시대로 변화하면서 2011년에는 해외 모바일 메신저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위챗을 출시하였는데, 이는 현재 약 12억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로 성장했습니다.
텐센트는 게임분야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성장해왔습니다. 텐센트가 처음으로 자체제작한 게임은 'QQ탕'과 'QQ스피드'였는데, QQ탕은 넥슨의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앤비'를 바탕으로 제작하였고, QQ스피드도 카트라이더를 모방한 게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크레이지 아케이드도 일본의 '봄버맨'와 유사하게 제작되었고, 카트라이더도 마리오카드를 모방한 게임인 셈이긴 합니다.) 이외에 2015년에는 리그오브레전드를 모방해서 '왕자영요'를 출시했는데, 이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바일 게임이 되었습니다. (논란이 있었지만 텐센트가 리그오브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게임즈를 자회사로 인수하여서 의혹을 제기할 이유가 없어졌죠.)
#텐센트의 현재: 소셜, 핀테크, 게임
그렇게 모방과 개선을 통해 성장하던 텐센트는 현재 12억명의 월간 이용자를 기록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챗을 이해하려면 우선 미니프로그램(샤오청쉬)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미니 프로그램은 앱을 다운로드하는 불편 없이 위챗 앱 내에 위치하는 프로그램으로, 유저는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게임, 쇼핑 등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미니프로그램의 일간 활성 이용자도 약 4억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미국의 왓츠앱 같은 곳에서 오히려 카피캣이던 텐센트의 위챗을 벤치마킹 하려고 하죠.
그리고 텐센트는 압도적인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을 기반으로 핀테크 서비스에도 진출했는데요, 그 핵심이 바로 '위챗페이'입니다. 위챗페이는 2015년 정도만 하더라도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알리페이(점유율 약 75%)에 밀려서 11.4%정도의 시장점유율밖에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점차 위챗페이가 파이를 가져오면서 2019년에는 점유율이 약 40%까지 성장하였습니다.
텐센트는 게임 산업에서는 더욱 압도적입니다. 전세계 게임 시장에서 1위 사업자라고 볼 수 있는데요, 실제 텐센트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게임분야입니다. 우선 글로벌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5%인데요, 텐센트는 중국시장에서 5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위인 넷이즈(약 16%)와 매우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죠.
텐센트가 지분을 갖고있는 기업까지 생각하면 텐센트의 게임 산업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우선 텐센트는 리그오브레전드를 개발한 라이엇 게임즈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중 하나인 '포트나이트'를 개발하고 게임 엔진 언리얼을 제작한 '에픽게임즈'의 지분도 약 40% 갖고 있습니다. 또한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하여 흥행시킨 국내의 '크래프톤'의 지분도 약 16%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을 개발한 액티비전 블리자드 지분 약 5%, '클래시 오브 클랜'을 개발한 슈퍼셀 지분 약 84%, 어쌔신 크리드를 개발한 유비소프트 지분 약 5%를 비롯해서 넷마블 지분 약 18%, 카카오게임즈 지분 약 6%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텐센트의 미래: 미래 산업과 투자
텐센트는 SNS, 핀테크, 게임, 광고 사업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현재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텐센트는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며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클라우드 산업입니다. 텐센트는 현재 중국의 클라우드 시장에서 약 15%를 차지하고 있죠. 또한 텐센트는 헬스케어 및 B2B 사업(기업용 메신저 위챗워크, 화상회의 서비스 텐센트미팅 등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단의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텐센트는 상당히 많은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 초까지 7차례의 인수합병을 포함하여 120차례 이상 투자를 단행했는데요, 현재까지 (게임 산업 소개에서 언급한 무수히 많은 기업 외에도) 다양한 유망한 기업들에 투자를 해왔습니다. 이제까지 투자한 대표적인 기업을 살펴보자면, 텐센트는 한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인 카카오의 지분 약 7%(3대 주주), 중국 1등 배달앱 메이투안의 지분 약 20%, 중국 2,3위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과 핀둬둬의 지분 약 15~25%, 중국의 전기차기업 니오의 지분 약 15%(2대 주주), 중국판 유투브/스트리밍 업체 빌리빌리의 지분 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투자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텐센트가 미래 먹거리로 이커머스와 동영상, 배달 산업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네요!
오늘은 텐센트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는데요, 생각보다 더 거대한 기업인 것이 실감이 가네요. 이번 내용이 마음에 드셨다면, 다음에는 알리바바도 공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소니 기업분석: 전자제품 소니의 몰락과 콘텐츠 소니의 부활 (0) | 2021.06.25 |
---|---|
콘텐츠 왕국 Disney에 대해 알아보자: 월트디즈니 기업분석 (0) | 2021.06.04 |
PDF와 포토샵의 아버지, 어도비(Adobe) 기업 분석 (0) | 2021.05.14 |
페이스북 사업 분석: 플랫폼의 황제, VR의 개척자 (0) | 2021.04.30 |
중국의 아마존: 알리바바 기업 분석 (2) | 2021.03.29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