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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생태계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

산업 분석

by 호박너구리의 블로그 2020. 9. 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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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IT산업과 경영 뉴스레터, 위클리 호박너구리에 먼저 작성한 글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받아보고 싶다면 구독을 신청해 주세요.]

 

#바이오 기업 열풍... 반면 산업 이해도는?

2020년, 국내에 주식열풍이 불면서 반도체를 이를 우리나라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가 더욱 집중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데요.

주식시장만 보아도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 내에 2개, 코스닥 10위권 내에 7~8개의 회사가 바이오 회사입니다.

 

그러나 뜨거운 시장에 비해 산업에 대한 관심은 아직 부족한 듯 보입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은 바이오 하면 일반 제약회사랑 동일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둘은 엄연히 다른 산업입니다.

 

의약품은 주성분의 특징을 기준으로 크게 '합성의약품'과 '바이오 의약품'으로 나뉩니다.

 

합성의약품은 1800년대부터 개발되었고 화학식만 알면 동일한 의약품을 제조하기가 쉬워서 가격이 싸고 보급이 많이 된 편입니다. 실제로 세계 의약품에서 합성의약품의 비중은 70%입니다. 아시아 국가들에서 합성의약품의 비중은 더 큰데, 우리가 주로 먹는 약들은 대부분 합성의약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에 비해서 바이오의약품은 1980년대부터 개발되었으며 비중은 작지만, 기술의 복잡성이 요구되므로 매우 비싸고 시장규모도 큽니다. 바로 이 바이오의약품이 우리가 바이오 산업이라고 하는 분야인 것이죠.

 

#바이오 생태계

바이오의약품은 크게 바이오 신약, 이를 발전시켜 만든 바이오 베타, 신약과 유사한 바이오시밀러로 나뉩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코스닥 상장사들이 바이오 신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죠. (공모후 급등으로 유명한 SK바이오팜도 해당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바이오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1%의 점유율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신약 하나만 개발해도 엄청난 매출을 낼 수 있기에 임상 소식 하나하나에 주가가 크게 변동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그룹(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이 그렇게 큰 시가총액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 사업분야는 바이오 신약이 아닌 바이오시밀러입니다. 

 

바이오 시밀러란 신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만드는 유사품인데요, 바이오 신약이 워낙 비싸기에 유사품인 바이오 시밀러 시장도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기존까지는 특허도 길고 신약의 시장성이 좋아서 세계 유수의 바이오 기업들이 크게 진출하지 않던 분야이기도 하죠.

 

바이오 관련 기술이 부족헀던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쉬운 기술이 요구되는 바이오 시밀러 시장에 발빠르게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마침 비싼 약값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과 의약품 시장의 성장, 그리고 기존 매출 상위권인 바이오 신약들의 특허 만료일 임박 등의 상황이 어울어져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커진 것입니다.

 

그 덕에 현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에 육박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재

 

그렇다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는 어떤 일을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삼바는 CMO(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 전문 회사입니다.

 

즉, 다른 제약사들이 신약을 설계하면 이를 위탁 생산해주는 것이죠. 모든 제약사들이 생산 공장을 가질 수 없으니 대신 생산해주는 사업모델로 화장품업계에서 한국콜마, 반도체업계에서 삼성전자나 TSMC와 같은 파운드리 회사의 위치인 것입니다!

 

(반도체 산업과 파운드리에 대해 알고싶다면 이전 글을 참고해주세요!)

 

생산 기술력이 있는 삼성그룹의 회사라서 그런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빠르게 규모를 키워나갔고 현재는 CMO시장에서 생산량 규모 1위, 매출규모 2위의 기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위탁생산만 하는 CMO가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함께하는 CDO와 임상까지 함께가는 임상수탁(CRO)까지 제공하며 원스톱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삼바의 미래

여기까지만 들으면 바이오 시장도 성장세고 삼바도 생산량을 늘려가니까 투자하고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시장과 주가는 또 다르게 봐야하는 문제입니다.

 

삼바는 2019년 매출이 약 7000억 원이고, 현재 주가는 약 50조 원으로 PER 약 150배입니다. 이미 투자자들이 성장성을 높게 판단하며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에 비해 생산량 규모 2~4위에 해당하는 스위스 CMO기업 론자는 매출액이 7조 6천억원에 영업이익이 1조 9500억 원으로 매출액 10배, 영업이익 20배가 차이나지만 시가총액은 삼바와 비슷합니다.

(PER은 price earning ratio로, 시가총액에서 순이익을 나눈 비율입니다)

 

몇몇 사람들은 '현재 삼바 생산량이 1위이고 공장을 계속 증설할 계획이다', '10배를 더 벌면 PER은 1/10인 셈이다'는 생각을 갖고 현재 주가가 합리적이거나 싸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은 'D램처럼 치킨게임이 생기면 가격도 폭락하고 경쟁자가 많아질 수도 있다', '론자랑 시가총액이 같은 것은 말이 안된다'라고 생각합니다.

 

주식의 정답은 아무도 모르지만, 우선 삼바는 이와 상관없이 4공장을 지으며 계속해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삼성그룹은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의 하나로 바이오를 택하며, 자회사 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 시밀러 시장을 공략하고, 삼바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삼바의 미래가 '치킨게임에 메모리 반도체를 포기하는 과거 D램시장의 일본이나 독일기업'이 될지, '파운드리를 선점하여 현재 삼성전자 이상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TSMC'가 될지 모르지만, 국내 투자자로서 성공을 바라면서 앞으로 국내 바이오 산업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해당 글은 '위클리 호박너구리' 뉴스레터에 먼저 올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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