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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독점 및 규제 이슈 분석: 글로벌 기업도 꼼짝 못하는 독점과 규제

산업 분석

by 호박너구리의 분석블로그 2021. 10. 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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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국가를 막론하고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한 정당이 밀어붙이는 정책이 아니라, 여당과 야당이 힘을 합쳐 함께 만드는 하나의 큰 흐름이 되고 있는데요. 각국 정부는 왜 자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규제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독점의 패러다임 변화와 미국, 중국, 한국의 규제 현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독점의 패러다임 변화: 소비자 후생을 넘어 시장의 안정성까지

미국 반독점법의 역사는 1890년에 제정된 셔먼법(The Sherman Act)부터 시작됩니다. 셔먼법은 우월적 시장지위 남용, 담합, 각종 제휴 등을 통해 경쟁을 제한하거나 회피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것을 기본정신으로 삼고 있으며, 셔먼은 당시 "정치에서 전제 군주를 원치 않듯, 경제에서도 독점 기업은 원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반독점법이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스탠더드오일'입니다. 당시 스탠더드오일은 미국 석유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점유율을 키우는 과정에서 스탠더드오일은 경쟁사를 인수하고, 연합을 거부하는 정유소는 덤핑 등의 수단을 동원해 망하게 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장악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시장을 독점한 스탠더드오일은 휘발유 가격을 높여 막대한 이윤을 챙겼고, 결국 1911년 대법원의 명령에 따라 34개 기업으로 분할되었습니다. (현재 미국의 대표적인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도 이 당시 쪼개진 기업들의 후신입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고 미국의 경제가 발전하며, 시장과 기업도 변했습니다. 그리고 1970년대 무렵에는 '시장을 독점한 회사는 무조건 나쁘다'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등장하기 시작했죠. 미국 법무부에서 일하기도 했던 판사 '로버트 보크(Robert Bork)'가 자신의 유명한 저서 <반독점 패러독스>(The Antitrust Paradox)에서 주장한 것이 대표적인데요. 그는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원자재 수급 등의 가격 협상에 유리하고, 그렇게 해서 제품 가격이 낮아지고 소비자 후생이 높아진다면 기업을 쪼갤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시각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받았고, 현재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약 50년 가까이 이어진 독점의 패러다임이 최근 들어 다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독점을 보는 시각이 '소비자의 후생'에서 '시장 전체의 후생'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인데요. 이는 미국 연방거래위원장 리나 칸(Lina Khan)의 예일대 박사과정 졸업 논문 <아마존의 반독점 패러독스>(Amazon's Antitrust Paradox)에 자세히 나타나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기존의 반독점 이론은 소비자와 생산자 양자 간의 문제였는데, 플랫폼 기업의 등장으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해졌다는 것입니다. 아마존 같은 플랫폼 기업이 진출한 시장에는 소비자 외에도 플랫폼에 종속된 생산자나 노동자가 있고, 독점이 발생하면 소비자 후생의 침해는 없더라도 생산자나 노동자의 후생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죠.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막기 위해 독점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시장지배력이 있는 플랫폼의 사업영역을 제한해야 한다는 '플랫폼 독점 종결법'을 고안한 이 논문은 엄청난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뉴욕타임즈는 해당 논문에 대해 '수십 년간 굳어진 반독점법을 재편성한 논문'이라고 평가했으며, 리나 칸은 32살의 나이로 미국 기업 경쟁정책을 총괄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 되었죠.

 

 

# 독점을 보는 관점: 사회적 후생과 혁신을 위하여

출처. WSJ

독점과 규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합니다. 우선 독점의 폐해와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후생을 위해서 규제를 통한 적절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현재 구글을 이길 수 있는 검색엔진이 등장하거나, 아마존을 뛰어넘는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이 등장하거나, 안드로이드나 iOS를 넘어서는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시장을 확보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합니다. 설령 그렇게 생각하는 창업가가 있더라도 벤처 투자자들은 그런 창업가에게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죠. 그렇게 경쟁이 불가한 환경은 변화를 막고 혁신을 멈추기 때문에 독점은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적절한 규제를 통해 새로운 기업을 성장시키고, 사회에 혁신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인데요. 우선 마이크로소프트는 초기에 IBM에 운영체제(OS)를 공급하며 사업을 키워나갔습니다. 당시 IBM은 미국 정부와 1969년부터 12년 동안 독점 혐의를 두고 벌인 긴 전쟁으로 인해 직접 소프트웨어를 만들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소프트웨어까지 만들었다가 다시 길고 위험한 싸움을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마이크로소프트에게 기회가 되었던 것이죠.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90년대 중반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마이크로소프트로 반독점의 칼날을 돌렸는데, 해당 시기에는 구글의 검색 엔진이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죠. 결국 정부의 견제와 규제 덕분에 새로운 혁신 기업이 생겨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독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유명한 벤처캐피탈리스트인 '피터 틸'인데요. 그는 독점이 승리의 상징이라고 말하며, 수많은 스타트업 CEO들에게 경쟁을 피하고 독점을 할 것을 주문합니다.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이를 토대로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시장을 장악하라는 것이죠. 실제로 아마존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가격과 배송의 측면에서 혁신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원하는 상품을 이전보다 쉽고, 빠르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죠.

 

이들은 규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데요. 독과점 상태가 되어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소비자 후생을 늘릴 수 있는데, 규제를 받으면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아무리 기업을 성장시켜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고 자신의 기업이 분할될 수 있다고 하면, 도전과 승리에 대한 가능성과 동기부여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 개인정보 보호와 반독점을 위한 미국의 규제

미국의 규제는 주로 개인정보 보호와 반독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실제로 201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반독점 조사는 물론, 2021년 중순에 발표한 플랫폼 독점종식법 역시, 높은 시장점유율과 수많은 유저를 갖고 있는 빅테크 기업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데요. 한 번 현재 상황에 대해 간단히 짚어보겠습니다.

 

1. 구글과 애플

구글과 애플은 인앱결제 강제 및 높은 수수료에 대해 세계 각국의 기업과 정부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앱 마켓 규제법을 시행했으며, 미국에서도 규제 법안이 계속해서 발의되고 있죠.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글로벌 게임사 에픽게임즈는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애플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는데요. 9월에 발표된 1심 판결에서는 사실상 애플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다만 여전히 미국 상원과 하원이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 규제 법안들이 변수로 남아있어서, 구글과 애플은 한동안 규제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2. 페이스북

2020년 12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와 46개의 주 정부는 페이스북을 상대로 함께 소송을 냈습니다. 페이스북이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잠재적인 경쟁자들을 사들여 경쟁을 불법적으로 저해하고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으로, 연방거래위원회는 페이스북이 갖고 있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같은 다른 서비스를 쪼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페이스북은 이미 정부의 승인을 받은 인수합병이었다며 반발했고, 2021년 6월 법원이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주며 1심은 연방거래위원회의 패배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연방거래위원회는 두 달 뒤인 8월에 다시 소송을 제기했으며, 페이스북이 2심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3. 아마존

2021년 3월, 아마존은 미국의 상하원 의원들과 트윗으로 논쟁을 벌였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아마존 노동자들의 노조 창단을 지지하기 위해 방문한다는 뉴스였는데요. 이에 대해 아마존의 수석 부사장 데이브 클라크는 '샌더스는 말로만 진보를 외치지만, 아마존은 높은 임금과 의료보험을 비롯한 복지를 통해 진짜로 진보를 이룩한다'는 의미의 트윗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마크 포컨 하원의원은 '노조를 파괴하고 노동자들이 음료수병에 소변을 보게 만들면서 높은 시급을 준다고 진보적인 일터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가세했죠. 이 외에도 많은 설전이 오갔는데, 아마존이 이렇게 강경한 태도를 취한 이유는 '리나 칸' 때문이라고 추측됩니다. 아마존의 독점을 비판한 논문으로 인기를 얻은 인물이 연방거래위원회의 요직을 차지했으니, 아마존으로서는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 정치적 안정과 공동부유을 위한 중국의 규제

중국 역시 자국 기업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 역사상 최대 규모로 예상되던 앤트 그룹의 상장을 중단시켰으며, 2021년 4월에는 알리바바 대상으로 28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또한 플랫폼 기업 반독점 여부 조사를 시행하고, 미국 증시 상장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차량 공유 플랫폼 디디추싱의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기도 했죠. 최근에는 1000억 달러(한화 약 115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중국 사교육 시장을 규제하는 등, 중국 정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규제 목적은 미국과 전혀 다릅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면서까지 자국 기업에 대한 강압적 자세를 취하는 이유는 중국 전반에 걸쳐 더욱 강력한 통제력을 손에 넣기 위한 시진핑 주석의 태도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는데요. 중국 정부가 지난 수십 년간 중국 경제 성장을 주도한 기업들의 권력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해당 기업에 대한 위계를 확실히 정립해 체제 유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갑질과 횡포 방지를 위한 한국의 규제

국내의 규제는 주로 갑질과 횡포의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구글 갑질 방지법'이라고 불리는 인앱결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인데요. 이는 구글 등 앱마켓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으로, 구글이 2020년 6월 게임 앱에만 강제되던 인앱 결제 의무화와 수수료율 30%를 모든 앱으로 넓히겠다고 밝히면서 법제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국내 스마트폰 생태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구글의 정책 변화는 많은 기업에게 적용될 예정이었고, 이에 대한 반발이 심해지며 입법까지 이어진 것이죠.

 

추가적으로 얼마 전부터는 국내 테크 기업 카카오와 네이버에 대한 규제도 이슈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가 제공하던 금융 상품 비교 및 추천 서비스에 대해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선 것인데요. 변경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인해 두 기업은 앞으로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라, 한동안 국내 테크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칼날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점차 각국의 정부와 기업 사이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으로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전쟁이 향후 산업 지형을 어떻게 바꾸게 될지, 그 과정에서 어떤 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할지 더욱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 참고자료

- 조선비즈,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1/07/27/XZRPENQNYVEXVMHVNRPIU4LWQM/

- 커피팟, https://coffeepot.me/longform/?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jt9&bmode=view&idx=6005606&t=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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