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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분석: 왜 갑자기 중요해졌을까? ESG의 배경과 현황

산업 분석

by 호박너구리의 분석블로그 2021. 8. 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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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뉴스레터 위클리 호박너구리에서 먼저 다루었습니다. 매주 유익한 경영/기업/산업 분석에 대한 글을 받아보고 싶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보세요:)

 

 

최근 들어 경제, 정치, 산업 전반에서 중요하게 떠오른 키워드가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ESG인데요.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를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ESG는 왜 갑자기 중요해진 것일까요? 오늘은 ESG의 배경과 필요성, 그리고 현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ESG의 탄생 배경: 일회성 유행이 아닌 수십년의 흐름

1999. the battle of Seattle: 노동, 환경, 소비자 보호 문제를 제기하며 WTO의 무분별한 세계화에 반기를 든 시위

사실 우리에게 ESG라는 용어가 익숙해진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은 ESG라는 개념 자체가 최근에 탄생한 것으로 알고 있죠. 그러나 사회/경제/정치적으로 영향을 주는 큰 변화들은 보통 갑자기 발생하지 않습니다. 2008년의 금융위기도 이전부터 '저금리 기조'와 '낮은 신용자들에게 무분별하게 제공된 주택 담보 대출'이라는 배경이 있었고, 2017년과 2021년의 비트코인 열풍도 전통적인 금융권에 대한 신뢰 하락과 기술 발달 등의 배경이 있죠. 그리고 오늘 다룰 ESG 역시 꽤나 오랜 배경이 존재합니다.

 

우선 1980년대로 되돌아가 보겠습니다. 1980년대는 본격적으로 세계화가 시작된 시기라고 볼 수 있는데요. 미국이 금리를 대폭 상승시키며 선진국들의 제조업 기업들은 해외에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중국의 개혁 개방과 소련의 붕괴가 진행되며 냉전은 종식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군비가 축소되고 자본주의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세계적으로 상품에 대한 수요와 시장 규모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많은 사람들의 삶은 풍족해졌죠.

 

그러나 세계화로 인해 새로운 사회적 변화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교육 및 생활수준이 발달하면서 여성, 인권, 다양성 등에 대한 보편적 인식이 확산되었고, 대기업의 노동착취나 환경오염과 같은 문제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1990년대 새로운 사회적 이슈들이 대두되면서, UN은 기업 활동에 대한 제한과 통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UN Global Compact의 보고서 [Who Cares Wins]

 

2000년, UN은 마침내 '전 세계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기업 운영의 정책을 채택하고 실행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목적의 산하기구, 유엔 글로벌 컴팩트(이하 UNGC, United Nations Global Compact)를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2004년에 당시 UN 사무총장이던 '코피 아난'은 세계적 금융기관을 초청하여 환경, 사회 및 지배 구조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권고안을 작성하도록 요청하는데요. 당시의 결과가 바로 현재 ESG의 기본 틀이라고 평가받는 보고서 [Who Cares Wins]입니다. ESG라는 용어도 바로 이때 처음 등장한 것이죠.

 

그리고 2년 후인 2006년, UN은 ESG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책임투자원칙 6가지*를 발표했고, 해당 원칙에는 무려 약 1750개의 글로벌 투자회사가 참여하였습니다. 즉각 실행하기는 어렵기에 원칙 이행 기간은 약 15년 후로 설정되었는데요. 당시로부터 15년 후가 바로 현재(2021년)입니다.

 

* 참조. UN의 책임투자원칙

1. ESG 이슈를 투자 분석 및 의사 결정에 적극 반영할 것.

2. 기업 ESG 이슈를 자산 보유 정책 및 실천에 적용할 것.

3. 투자 대상에 ESG 이슈에 대한 적절한 정보공개를 요구.

4. 투자 산업 내에서 원칙 도입과 이행을 촉진.

5. 원칙 이행에 대한 효과 개선을 위해 협력할 것.

6. 원칙 이행을 위한 활동 및 진척사항을 보고할 것.

 

 

# ESG의 필요성: 선택이 아닌 필수

삼정 KPMG 리포트

사실 ESG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이전에도 많은 기업들은 '지속가능성' 리포트를 발간하거나 사회적/환경적으로 기여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해왔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ESG는 기업 운영에 보다 '필수적인'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1) 투자자의 요구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이제 많은 투자자들이 ESG가 미흡한 기업에게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2020년 1월 연례 편지를 통해 향후 투자 결정 과정에서 '지속가능성'과 '기후변화'를 핵심 목표로 잡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실제로 블랙록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지 않는 244개 기업 중 53개 기업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반대표를 던지는 등,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JP모건이나 세계 3위의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SSGA) 등 많은 투자자들이 ESG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2) 기업 신용 평가

기업의 신용도는 대출을 받거나 투자를 유치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무디스나 S&P와 같은 신용 평가 기업은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기존의 재무적 가치 외에 ESG를 기업의 신용 평가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국내 신용평가사 역시 앞다투어 ESG 인증 평가 방식을 발표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삼정KPMG 유투브

 

3) 고객의 요구

기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최근에는 점차 많은 고객들이 인권이나 환경과 같은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데요.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춘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나, 흑인 인권 운동인 'Black Lives Matter', 일회용품 미사용 캠페인 등을 떠올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정부의 규제

각국의 정부 또한 ESG 흐름에 발맞춰 행동하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에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고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또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2022년 8월부터 자산 2조 원 이상의 금융회사는 이사회를 같은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죠.

특히 ESG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EU(유럽 연합)입니다. EU는 ESG에 적합하지 않은 공급망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H&M이나 아디다스와 같은 EU 기업은 인권 문제가 발생하는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수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EU는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많은 EU 국가에서는 2030 ~ 2040년경까지 내연기관차를 퇴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미국의 나스닥은 여성 1인과 소수 인종 혹은 성적 소수자 1인을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상장 요건을 제출했으며, ESG 정보 공시 의무화 움직임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친환경을 기조로 한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죠.

 

* 참조. 탄소국경세란?

탄소국경세란, 자국보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국가의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A국가의 회사에서 친환경 공정을 도입하느라 생산 비용이 증가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다면 B국가의 회사에서 조금 더 싸게 만들어서 A국가에 수출할 수도 있겠죠. 이럴 때 B국가의 회사가 탄소를 배출한 만큼 추가적으로 세금을 매기는 것이 바로 탄소국경세입니다.

 

 

# ESG 현황: 국내외 기업의 대응

동아일보

국내외 많은 기업들은 ESG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포춘 500대 기업의 매출 상위 250개 기업 중, ESG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의 비율은 2011년 20%에서 2020년 90%로 증가했습니다.

 

그중에서 글로벌 기업의 대표적인 ESG 경영 사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탄소 네거티브 선언하며 2050년까지 창립 이후 배출한 탄소를 모두 상쇄할 것을 발표, 10억 달러의 기후 혁신 펀드 조성

- 아마존: 2040년까지 탄소배출량 제로 계획 발표, 22년까지 배송용 차량 2만 대를 친환경 전기차로 교체 예정 (30년까지 10만대로 확대)

- GM: 2035년까지 화석연료 차량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 발표

- 애플: 탄소배출량을 매년 100만 톤씩 줄이겠다고 발표, 2억 달러의 환경 복원 기금 조성 계획

 

동아일보

 

 

국내 기업들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사회에 ESG 관련 위원회를 신설하거나 환경 보호를 위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국내 기업들의 ESG 대응 사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삼성그룹: 물관리 성과 등의 친환경 지표를 사업장 평가에 반영, 미세먼지연구소 설립, 상생펀드 운영

- SK그룹: 국내 최초로 RE100(2050년까지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에 가입, 환경 투자를 위한 그린본드 발행
- KB금융그룹: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25%로 감축, ESG 상품에 대한 투자 규모를 50조원으로 확대
- LG전자: 2019년 업계 최초로 탄소중립 선언, 감축 기술 투자와 상쇄 배출권 확보

- 네이버: 탄소 배출량을 음수로 만들기 위한 '2040 카본 네거티브' 계획 발표, 데이터센터 친환경 운영

- 카카오: 친환경 데이터센터 준공, '카카오같이가치' 프로젝트 운영

 

 

단순한 유행으로 보였던 ESG가 알고 보니 수십 년을 거쳐 자리 잡은 변화라는 게 신기하지 않으신가요? 아마 앞으로도 용어는 바뀔 수 있어도, 그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이러한 흐름이 우리 사회에, 관련 산업에, 우리 개인에게 어떤 변화로 찾아올지 계속 열심히 공부하며 지켜봐야겠습니다! 

 

 

※ 참고자료.

- ESG의 배경: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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